- 장흥에서의 리틀 포레스트, 몸도 마음도 힐링 여행
- 기간2023.06.17 ~ 2023.07.06
- 키워드기타
- 등록자배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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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편이라 시골에 사는 데도 또 다른 시골로 여행을 왔습니다.
시골이자 이제껏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 장흥으로요.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평화롭고 한적한 장흥은, 화려한 여행지보다 자연의 초록빛깔에 더 감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딱 맞는 아날로그 여행지였습니다. ‘슬로시티 장흥’이란 슬로건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어요.
그럼 자연만 있고 끝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곳곳에 숨은 매력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숲길, 해안길, 문학길 등 곳곳에 다양한 여행지들이 있었고, 역시 전라도인지라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장흥 읍내를 가로지르는 탐진강은 주변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산책하기 더없이 좋은 곳이었어요. 우드랜드에 들어섰을 때는 짙은 편백숲 향기 덕분에 확연히 공기가 달라져 신기하기도 했고, 왠지 저절로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려한 경치를 가진 천관산 도립공원에서는 어머니테마공원을 지나 입구만 잠시 걸었을 뿐인데도, 울창한 숲 덕분에 여름이어도 시원했고, 숲향기도 맘껏 느끼며 산책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장흥 9경에 속하는 이런 곳이 아니라 어느 작은 마을길만 걸어도, 초록의 풍경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장흥이었습니다. 어딜 가든 공기가 좋아, 천천히 걸으며 주변 경치를 바라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와도 좋을 여행지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마음 챙기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MZ 세대들이 여행오기에도 당연히 좋은 곳이고요.
소등섬이나 정남진 전망대, 정남진 해안도로를 여행할 때는 초록 풍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드넓은 바다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힐링할 수 있는 이곳에서 입까지 즐거운 여행을 했습니다.
경상도 사람인 저는 전라도 음식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도 맛있다.’와 같은 농담 반, 진담 반인 말을 떠올리며, 이곳에서 미식여행은 꼭 빠뜨리지 않고 하겠다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왔더랬습니다. 장흥에서 유명한 장흥삼합, 된장물회, 매생이탕 등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장흥은 한우, 표고버섯, 키조개, 매생이 등 먹거리까지 풍부한 고장이었어요.
쓰고 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산지에서 난 신선한 제철 재료들로 만든 음식을 먹고, 공기 좋은 곳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힐링 여행이 가능한 곳, 장흥.
더불어 대학시절 이청준 작가님을 존경했던 저는, 이청준 작가님의 생가가 있는 회진면에 갔을 때의 시간이 더욱 더 기억에 남습니다. 여행 기간 내내 비가 자주 왔는데요, 회진면에 간 날도 습도 때문인지 회진면의 바다 위로 뽀얀 물안개가 아련하게 피어올랐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언젠가 장흥 선학동 마을로, 꼭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습니다.
곧 장흥에서 여름 대표 물축제가 열린다고 하더라고요.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조용하던 장흥이 180도 모습을 바꿔 화려하게 변신하는 날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물축제까지 즐기고 오지 못해 아쉽지만, 20여일 간의 장흥 여행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여행이 모두 끝난 지금, 다시금 다녀왔던 곳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되감기 여행을 시작하고 있는 걸 보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