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탐방.....부용산을 답사하고
- 작성일
- 2004.10.26 09:34
- 등록자
- 조훈
- 조회수
- 1500
부용산(609m)은 장흥군 용산면을 동쪽에 안고 있는 명산으로 부처가 솟은 산이라
하여 불용산, 약초가 많다 하여 약다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산아래 마을 이름이 운주리로 불리는 것은 구름이 산마루에 걸려서 머무는 날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우리가 갔던 그 날은 너무나도 쾌창하였다.
장흥읍에서 자울재를 넘어 가다보면 오른쪽 앞에 큰 산이 버티고 서있다.
말로만 듣던 부용산!
빨치산으로 유명한 그 노래의 소재는 아니라도 용산면을 포근히 감싸는 산이다.
문외한인 인간들이 산세를 보아도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 수많은 고시합격생을
배출한 인재의 탯자리가 아닌가?
부용산을 오르려면 용산면사무소 왼쪽 담장 옆길로 들어간다.
농로 길을 따라 약 2.5km를 가면 운주마을에 도착하고 마을에서 부용사로 가는
도로가 있으나 호젓한 산길을 택하여 올라가니 30분쯤 후에 부용사가 나온다.
절이라고 해봐야 양철떼기 가옥 한채가 외롭게 앉아있는데 방문은 자물쇠가 채워
졌고 마당 앞에 자그마한 우물은 물이 없고 가늣한 대롱으로 애기오줌만큼 쫄쫄
새나오는 것이 고작이다.
절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부용사터라고 해두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잠시후에 자동차 엔진소리가 나더니 비구니 한 분이 내린다.
젊고 예쁘장한 여승이 이곳에 한달 전부터 기거하고 있다는데 도를 닦는 것도
좋지만 혼자서 이런 곳에 ...... ?
오른편 뒤쪽에 단정하게 다듬어진 길을 통해 등산로를 오르면 1시간쯤후 정상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길이 꾀 가파르므로 낮은 산이라고 쉽게 볼 일은 아니다.
한참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숨을 몰아쉬어야만 도달하는 곳이다.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계절에 이 곳을 찾은 우리들은 약초에서 풍기는
향기로 체력을 보강하고, 한 여성의 명랑한 우스갯소리를 반주삼아 노래하듯이
즐거운 기분으로 한발한발 내딛는다.
드디어 정상!
이곳에서 보면 남쪽에 천관산이 아주 가깝게 보이는데 산에 솟은 바위들이 마치
왕관을 쓴 것 같고 보다 높은 제암산과 사자산이 발아래 펼쳐진 느낌이다.
삼면이 쪽빛바다로 싸여있어 풍광 또한 수려하다.
동편에 고흥반도가 득량만을 호수처럼 둘러싸고, 천관산 너머로 약산의 삼미산과
다도해 섬들이 오밀조밀하다.
완도 상황봉 옆으로 달마산과 두륜산 가련봉이 우뚝 솟아있고, 강진만이 깊숙이
구강포를 형성하고 있어 언제 찾아와도 정다운 고향의 산이다.
산 정상에서부터는 수리봉 능선을 향하여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때로는 바위도
넘으면서 좌우 경관을 만끽하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겨울에 와도 멋진 산행이 될 수 있는 코스다.
술도 한잔씩 마시고 하산한다.
운주리로 원점 회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세시간 정도.
운주리는 농작물에 농약을 전혀 쓰지않는 쇠똥구리 마을로 메스컴을 통해 많이
알려진 곳으로서 쇠똥구리만큼이나 부지런하고 순박한 마을이다.
산의 정기를 흠뻑 받고나서는 산아래 운주마을에서 훈훈한 이장님이 따라주는
향긋한 막걸리에 취해도 보고, 마을의 특산물인 쇠똥구리 쌀까지 선사받았다.
수문포에서 본 옥섬레저타운
내친 김에 수문포로 가서 소주와 함께 바지락회를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라!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수문포 앞바다도 그림같다.
이렇게 산도 보고 바다도 보고 훈훈한 인심도 함께 하니 풍요로운 가을만큼이나
마음 또한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끝으로 운주마을 이장님의 배려에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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