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포
- 작성일
- 2002.02.24 12:44
- 등록자
- 임OO
- 조회수
- 1782
수문포
날이 저믄다
남녘 하늘이 바닷물에
씻어 우는
스러져가는 회색 빛
노을
저물년 저물년
해가 죽일년
허공에 입 벌리고 작은 숲 속으로 바람이
머리채를 잡고
바람 소리를 먹고 있다
새벽 기도 속에서는
왜 머물지 않는
마흔의
세월에게 창을 열면
불 눈을 켜 든
수문포의 신음소리가
어둠 깊숙이 빛나는데
언제쯤 배는 바다 저멀리로
허름한 가슴을 태워
떠나리요
바람 몇 방울이
목마른 뻐꾹새를 위해
포구로 떨어지고
사랑과 미움에
고향의
헛짚은
불이 달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