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봄꽃 구경하세요
- 작성일
- 2002.04.02 15:32
- 등록자
- 이OO
- 조회수
- 1841
저항할 수 없는 저 힘!
-꽃 나무 새순 그리고...
질주하는 자동차 안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꽃나무가 있는가 하면, 달팽이만큼이나 느린 걸음으로 어슬렁거려야만 겨우 눈에 잡히는 풀꽃들이 있다.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다가 뿜어내는 것일까. 겨울 내내 먹을 갈 듯 제 몸속에서 색소를 만들어 저장해둔 다음 불꽃놀이를 하듯 치열하게 산과 들을 물들이는 저항할 수 없는 저 힘!
가까이서 보면 새끼손톱보다 작은 꽃잎 한쪽도 생을 꾸려가기 위해 치열하다. 군락을 짓거나 혹은 홀로 외로이 우주를 여행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밭에서 자란 냉이나 광대나물은 더 빨리 꽃을 피우고, 서둘러 씨를 떨어뜨린다. 쟁기가 들어오기 전에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기 때문이다.
고목나무에 돋는 새순은 마치 극단의 대통합을 보는 듯 하다. 백년이 넘는 몸에서 나온 한살배기 새순, 서로가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봄에 기지개를 펴는 풀, 꽃, 나무가 어디 한둘일까 마는 한나절의 품을 팔아 이처럼 다양한 색과 모양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봄이 주는 특급선물이다. 선물을 받을려거든 서둘러야 한다. 계절은 사람을 위해 제 할 일을 쉬는 법이 없다.
이정우 기자(arrti@jeonlad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