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마을/천관 정보화 마을을 위하여
- 작성일
- 2003.12.16 17:24
- 등록자
- 나OO
- 조회수
- 1570
천관(天冠) 마을/장흥 천관 정보화 마을을 위하여
글/ 나천수
남도 땅에서
사방 팔방으로, 춘·하·추·동으로
가장 좋은 조망 지점이라면
장흥의 천관산이라 하고 싶다.
높이라야 기껏 723m이지만
머리에는 부처의 보관(寶冠)을 쓰고
한발은 대륙에
한발은 남해바다에 딛고
석가모니불이 반개(半開)의 시선으로
오온(五蘊)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에게는 두 개의 눈이 있으니
육신의 눈으로는
천관의 겉모습을 보고
마음의 눈으로는
천관의 속을 보아라
호남5대 명산중의 하나로
천자(天子)의 면류관 같은 기암봉우리 아래
5만여 평의 억새 밭이
장흥의 브랜드요 천관산의 브랜드이다.
운수 좋은 날 천관에 오르면
영암 월출산이 보이고
장흥 제암산이 보이고
광주 무등산이 보이고
제주 한라산이 보이니
이 아니 조망점이 아니랴
그래서 고려 때부터
한라산에서 보내는 봉화를
서울로 보내는 봉수대가 있었으니
천관산에 오를 수록
점층가경(漸層佳景)이라 하는데
계절 따라 바뀌는 억새꽃 진달래꽃
천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선경인줄 알았는데
그러나 오름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본 산아래 마을 관산읍과
그 앞의 쪽빛 남해바다가 더 가경이니
오를수록 가경이 높은 곳에 있는 줄 알았는데
오를수록 가경은 낮은 데에 있을 줄이야
천관산은 계절 따라 네 번 도배질 되니
봄에는 진달래로
여름에는 억새 푸른 잎으로
가을에는 억새꽃으로
겨울에는 흰눈으로
그래서 밑에서 위를 보아도 가경이요
위에서 아래를 보아도 가경인 곳이
천관산 아닌가
5만여 평의 억새 밭은
흰 꽃 리본 머리에 꽂고
반라의 옷매무새로 춤을 추는
긴 목, 가는 허리 팔등신의
발레리나의 군무(群舞)처럼 보이니
5만 발레리나들이
바람에 몸부림치듯 우는 것 같아도
결코 땅에 쓰러지지 않고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을 연출하지만
아침 햇살 저녁 달 빛 조명에 따라서는
금빛 억새가 되고 솜 억새가 되니
이 아니 남도의 최고 조망점이 아닌가
가자, 남도 땅 최고의 조망점 천관 땅으로
2003년 1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