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부렀능갑당께.
- 작성일
- 2005.10.01 11:13
- 등록자
- 최OO
- 조회수
- 2164
스님의 옷 색깔 처럼 전혀 부담이 가지않는 색을 띈 아침에
울적한 비가 얌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위를 볼 수 없었던 뜨거운 태양,
칙칙하기만 한 무더위,
인색하게 굴었던 바람,
높아진 하늘만큼이나 후하게 베풀며 흔들어 주는 10월의 첫날
아름다운 가을을 물들이며 손짓하는 장흥의 천관산을 클릭합니다.
붉은 치마자락 바람에 살짜기 날리면,
보일랑 말랑 엿보이는 하얀 속곳
수줍게 내비칠 때
환호하듯 일제히 흰 꽃 피우더이다.
아! 그리워라 .
서럽게 그리던 님 찾아
각혈하던 철쭉
언제부터인가
잎술 마르더니
불어오는 탐진강바람
산허리에 매였구나
아! 보고파라
억불산 고운 산자락
천관산에 누이려고
아침부터 달려왔구나
가자! 가보자
하얗게 흔드는 저것이 구름인게냐?
아니올시다. 그럼 뭐냐?
아무래도 억새풀이 가을을 만난 것 같습니다.
그럼 가을이 억새풀을 꼬셔부렀단 말이냐.
네, 미처부렀능갑소
온 산이 희칸것을 보니
어서 빨리 가보잰께.
우리도 천관산 절대 놓지말더라고...
* 읽으시고 답글도 올려주시면 활력도 생길텐데...^^